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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web 2006 컨퍼런스 후기

행사 전체에 대한 총평이나 참여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아마도 좋은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운영의 미숙함에 대해서는 여러 블로거들께서 지적해주셨으니 같은 이야기를 덧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아주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흥미로운 발표들, 그리고 성실하게 준비된 발표들 몇 개 덕분에 다른 단점들이 조금씩 상쇄되는 정도라고 할까. web 2.0에 대해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논할 수 있는 사람, 즉 "뻔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국내에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발표들이 있었다. web 2.0에 대해서 관심조차 갖지 않다가 발표 청탁을 받고 나서 갑작스레 며칠 공부해서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발표. 혹은 청중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데 자사 서비스가 web 2.0 시대에 걸맞는 서비스라고 극구 주장하는 발표. 이런 분들은 발표 청탁을 받더라도 겸손하게 고사하는 것이 좋겠다.

각각의 강연 혹은 발표에 대해서는 떡이떡이 님께서 이미 잘 정리해주셨으므로 넘어가기로 하고, 대신에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꼬박 이틀 동안 붙들어두었던 web 2.0이란 과연 무엇일까?! web 2.0이라는 용어는 너무 빈번하게 사용되어 이제는 당연시되는 느낌이지만 사실 이 용어는 마케팅 수단, 혹은 뜬구름 잡는 개념 등으로 의구심의 눈총을 받던 용어이다. 나 역시 web 2.0에 대한 과대평가나 과잉해석은 매우 지루해한다. web 1.0에서 web 2.0으로 이동하는 것은 paradigm shift라고 불릴 만큼 "단절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간의 웹의 진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연속적"인 것이다. 인터넷에 마치 brave new world가 도래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솔직히 다소 의아하다. 그러나 web 2.0을 다루는 모든 논의들은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개방과 참여, UCC와 집단 지성 등을 키워드로 하는 web 2.0이 일종의 "미덕"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를 반영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네이트온과 네이버에서 준비중인 open API를 들 수 있겠다. 이런 시도들은 웹의 본래 의미를 되살려내는, 다시 말해, 웹을 재활성화(revitalization)하고 있는 흥미진진한 움직임들이다.

그러므로 현 시점에서 web 2.0의 개념을 냉소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익한 태도이다. 오히려 이 개념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구체화하여, 우리가 실제로 이용할 서비스들이 더 유용해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낫다. (그렇다고 해서 web 1.0과 web 2.0의 모델 중에서 후자만 채택하라는 뜻은 아니다. 두 모델은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기 마련이므로.)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web 2.0의 개념을 공유하고 있고, 또 우리의 서비스들은 얼마나 web 2.0에 가까운 모습일까?! 연구는 충분히 진행되었고 서비스는 충분히 바람직한 형태로 진전되었을까?!

컨퍼런스 발표자들은 그동안 web 2.0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매우 피상적인 접근법을 보여주거나, 기존 논의를 따라잡기에도 숨차보이는 발표자들은 매우 "튀어보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고민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web 2.0은 중요한 insight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지 그저 줄줄 외우라고 만들어진 textbook은 아니다. 대다수의 발표자들이 보여주었던 똑같은 reference는 외국산 교과서들을 보는 것 같았다. (해외 발표자들 제외.) 여기서 머무르는 사람들은 단답형 문제는 풀 수 있어도 주관식 문제는 풀 수 없다.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실제적인 서비스의 변화로 이끌어가려고 하는 곳은 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한편 흥미로운 서비스 소개를 했던 곳은 올라웍스, 이글루스, 엔비 등. 블로그칵테일과 태터앤컴퍼니의 발표는 내게는 너무 익숙해서 새롭지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기대되고, 또한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 두 회사이기도 하다. Sky Web Office와 Open Your Book도 한번쯤 써보고 싶기는 하더라. ;)

이제는 web 2.0 모델을 "수입"하는 것을 넘어서 기존의 서비스는 개선하고 바람직한 서비스는 새롭게 창조하는 실천을 해야 할 때다. (개선되어야 할 문제적 정책들은 컨퍼런스 때 은근슬쩍 언급되었던 것으로 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CEO가 keynote speech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의 서비스는 이미 web 2.0의 leader와 같은 위치에 올라서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솔직히 다음을 들여다보면 그러한가?! 좋은 철학이 있어도 실제로 구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fully deployed broadband로 대표되는 기술적 infra에 힘입어 확실히 사용자 참여의 수준은 세계적인 면이 있으나, 그것은 web 2.0 개념에 부합하는 "참여"는 아니다. 사용자가 공동개발자로 인지되고 있는지, collective intelligence가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지를 자문해보면 알 수 있다. 둘째날에는 d&shop에서 side bar로 제공되는 "고수들의 쇼핑 패턴"이 collective intelligence라고 주장하는 분도 있었는데, 이런 분들이 끌어낼 "참여"의 개념이란 과연 무엇일지 매우 염려스럽다. 굳이 자사 서비스가 이미 web 2.0적 서비스였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활발하게 만들어나가면 그만이다. 뒤풀이 자리에서도 얘기했지만, 앞으로는 web 2.0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가 고안한 개념, 우리가 생산한 서비스들을 대상으로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도대체 인문학이나 IT 산업이나 식민지적인 것은 똑같으니 참으로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보다 가시적인 움직임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였으면 좋겠다. 기대해 봐도 좋을까?! 누군가가 자신있게 "기대해주세요!"라고 얘기라도 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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