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세 의원실 국회토론회 후기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대로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실에서 주최한 [저작물의 공정이용과 디지털도서관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뒤풀이까지 다녀왔다면 좋았을텐데, 원고마감일이 며칠 남지 않아서 아쉬움을 꾹꾹 누르며 집으로 왔어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그간 무리를 했는지) 몸이 좋지 않아서 정신이 약간 혼미한 상황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자고 싶지만, 단 한줄이라도 글을 써야만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행사명을 보면 "공정이용의 활성화"와 "디지털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관한 토론이 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짐작하실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그런 토론회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전자에 관해서는: 공정 이용(Fair Use)에 대한 이해가 매우 피상적인 상황이고, 또한 이에 대한 개념적 합의가 이루어진 바 없기 때문에 우려를 표하시거나 "비판적 지지"의 입장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후자에 관해서는: 이해당사자이신 분들이 기관 혹은 단체를 대표해서 참석하셨고, 매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셨으므로 자연히 첨예한 대립과 명확한 입장차이만을 확인했을 뿐이었습니다. 대신 이번 토론회는 "활성화"에 앞서, 그전에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가감없이 논하는 자리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토론이 활발했지요.
토론 내용은 아래에 링크한 기사들에도 잘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아마 블로거들이 기대하는 내용과는 조금 다를 것입니다. 제 생각에, 저작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블로거들은 이미 공정 이용의 유효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그 유효성을 재론하는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시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그렇지만 이번 토론회에 다녀와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공정 이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설득적이고 명료한 (재)정의와 설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론적인 논의인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다시 치밀하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공정 이용에 대한 일반 조항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사실 이런 법 조항을 도입한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 행위가 갑자기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데...)
그런데 공정 이용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를 계발한다고 할 때, 단순히 "공공적 지식의 확대"라든가, "네트워크 사회의 새로운 주체적 사용자" 등의 '선한 용어들'로 채울 수는 없겠더군요. 오늘 얼핏 들은 이야기로는 우상호 의원실과 천영세 의원실 사람들이 각각의 개정안을 놓고 이야기할 때 서로 "이것은 철학의 문제"라고 주장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만, 오늘 토론회에서 보니 관건은 이해 관계와 시장 수요던데요. 그러나 공정 이용이 시장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본격적으로 검토된 바 없지 않습니까?! 일단 막아야 안전하다고 느껴질 뿐이지요. 오늘 진심으로 공정 이용이 시장 수요를 침해하거나 대체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줄 본격적인 연구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협력적 지성 어쩌구... 이런 거 말고. (이 얘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공정 이용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좀 먹혀들만한 논리가 필요하다는 뜻.)
실은 제가 토론할 때 공정 이용과 시장 수요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토론하거나 발표를 할 때에는 평소와 달리 말이 매우 빠른 관계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듯 싶네요. 제 말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 것은 토론회 직후 올라온 2건의 신문기사를 보니, 제 발언의 도입 부분만 나와있더라구요. 그 뒷부분은 아마 속기를 못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도 긴 시간 정리하시느라 매우 고생하셨을 듯.) 특히 오늘은 지정토론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어떻게든 일괄적으로 얘기를 하려다보니 더 빠르게...orz 앞으로는 말을 천천히 해야한다는 점을 늘 상기해야겠습니다.
어쨌든 흥미로운 토론회였습니다. 저는 공정 이용에 관심이 있어서 참석한 것이었고 토론자로서 요구받은 것도 그 부분이었습니다만, 디지털 도서관과 관련해서도 정말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논의중 부각된 지점이 바로 "학위논문의 복제 및 전송"이거든요. 이거 제 얘기잖아요, 저도 학위논문을 pdf로 제출했으니 그야말로 이해당사자죠. 근데 학위논문 서비스를 "도서관이 학위논문 작성자의 저작권을 강탈하여 불법복제 및 전송"하는 것으로 이해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학위논문은 저작권 행사의 대상보다는 공공적 이용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논문에 저작권을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멘트나 트랙백 등이 있으면 이어서 더 많이 논의하도록 하고, 저는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자야겠습니다. 아래에 올리는 자료들은 참고하시라고~^-^
행사명을 보면 "공정이용의 활성화"와 "디지털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관한 토론이 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짐작하실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그런 토론회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전자에 관해서는: 공정 이용(Fair Use)에 대한 이해가 매우 피상적인 상황이고, 또한 이에 대한 개념적 합의가 이루어진 바 없기 때문에 우려를 표하시거나 "비판적 지지"의 입장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후자에 관해서는: 이해당사자이신 분들이 기관 혹은 단체를 대표해서 참석하셨고, 매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셨으므로 자연히 첨예한 대립과 명확한 입장차이만을 확인했을 뿐이었습니다. 대신 이번 토론회는 "활성화"에 앞서, 그전에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가감없이 논하는 자리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토론이 활발했지요.
토론 내용은 아래에 링크한 기사들에도 잘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아마 블로거들이 기대하는 내용과는 조금 다를 것입니다. 제 생각에, 저작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블로거들은 이미 공정 이용의 유효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그 유효성을 재론하는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시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그렇지만 이번 토론회에 다녀와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공정 이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설득적이고 명료한 (재)정의와 설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론적인 논의인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다시 치밀하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공정 이용에 대한 일반 조항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사실 이런 법 조항을 도입한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 행위가 갑자기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데...)
그런데 공정 이용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를 계발한다고 할 때, 단순히 "공공적 지식의 확대"라든가, "네트워크 사회의 새로운 주체적 사용자" 등의 '선한 용어들'로 채울 수는 없겠더군요. 오늘 얼핏 들은 이야기로는 우상호 의원실과 천영세 의원실 사람들이 각각의 개정안을 놓고 이야기할 때 서로 "이것은 철학의 문제"라고 주장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만, 오늘 토론회에서 보니 관건은 이해 관계와 시장 수요던데요. 그러나 공정 이용이 시장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본격적으로 검토된 바 없지 않습니까?! 일단 막아야 안전하다고 느껴질 뿐이지요. 오늘 진심으로 공정 이용이 시장 수요를 침해하거나 대체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줄 본격적인 연구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협력적 지성 어쩌구... 이런 거 말고. (이 얘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공정 이용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좀 먹혀들만한 논리가 필요하다는 뜻.)
실은 제가 토론할 때 공정 이용과 시장 수요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토론하거나 발표를 할 때에는 평소와 달리 말이 매우 빠른 관계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듯 싶네요. 제 말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 것은 토론회 직후 올라온 2건의 신문기사를 보니, 제 발언의 도입 부분만 나와있더라구요. 그 뒷부분은 아마 속기를 못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도 긴 시간 정리하시느라 매우 고생하셨을 듯.) 특히 오늘은 지정토론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어떻게든 일괄적으로 얘기를 하려다보니 더 빠르게...orz 앞으로는 말을 천천히 해야한다는 점을 늘 상기해야겠습니다.
어쨌든 흥미로운 토론회였습니다. 저는 공정 이용에 관심이 있어서 참석한 것이었고 토론자로서 요구받은 것도 그 부분이었습니다만, 디지털 도서관과 관련해서도 정말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논의중 부각된 지점이 바로 "학위논문의 복제 및 전송"이거든요. 이거 제 얘기잖아요, 저도 학위논문을 pdf로 제출했으니 그야말로 이해당사자죠. 근데 학위논문 서비스를 "도서관이 학위논문 작성자의 저작권을 강탈하여 불법복제 및 전송"하는 것으로 이해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학위논문은 저작권 행사의 대상보다는 공공적 이용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논문에 저작권을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멘트나 트랙백 등이 있으면 이어서 더 많이 논의하도록 하고, 저는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자야겠습니다. 아래에 올리는 자료들은 참고하시라고~^-^
[천영세 의원 발의 개정법률안 주요 내용 5가지]
1. 도서관을 통한 저작물 등의 원격 열람과 도서관 사이의 관외 전송을 일부 허용함(안 제28조제1항 내지 제5항).
2. 저작재산권의 제한 사유에 열거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저작물 등의 공정이용이 가능하도록 저작재산권 제한의 포괄 조항을 둠(안 제33조의2 신설).
3.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저작물 등의 이용을 위하여 기술적 보호조치를 해제할 의무를 둠(안 제33조의3 신설).
4.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권리침해를 방지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책임이 면제되도록 함(안 제77조제1항).
5. 저작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를 업으로 한 자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함(안 제97조의5 및 제98조제4호).
[정보공유연대 대표 남희섭 변리사님 발제문]
* 이 발제문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 허용을 따라 배포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들]
"저작권법 담론에 더이상 '이용자 왕따' 안돼", 천영세의원 저작권법 토론회
(아이뉴스24 1월 20일자.)
"공정한 이용 보장하는 저작권법 개정 필요"
(프레시안 1월 20일자.)
1. 도서관을 통한 저작물 등의 원격 열람과 도서관 사이의 관외 전송을 일부 허용함(안 제28조제1항 내지 제5항).
2. 저작재산권의 제한 사유에 열거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저작물 등의 공정이용이 가능하도록 저작재산권 제한의 포괄 조항을 둠(안 제33조의2 신설).
3.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저작물 등의 이용을 위하여 기술적 보호조치를 해제할 의무를 둠(안 제33조의3 신설).
4.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권리침해를 방지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책임이 면제되도록 함(안 제77조제1항).
5. 저작권 등을 침해하는 행위를 업으로 한 자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함(안 제97조의5 및 제98조제4호).
[정보공유연대 대표 남희섭 변리사님 발제문]
* 이 발제문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 허용을 따라 배포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들]
"저작권법 담론에 더이상 '이용자 왕따' 안돼", 천영세의원 저작권법 토론회
(아이뉴스24 1월 20일자.)
"공정한 이용 보장하는 저작권법 개정 필요"
(프레시안 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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