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world, Mixi, and MySpace
비교문화연구는 어렵다. 특히 인터넷에 관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tricky and risky. 그것이 단순히 인터페이스만 비교하는 것이든, 아니면 사회문화적 특성까지 연구하는 것이든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대 운운 할 것도 없이, 인터넷 서비스들은 많은 부분, 서로 닮아가고 있거나 혹은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 비교연구의 경우. 예컨대 내가 Cyworld와 MySpace의 인터페이스 비교연구를 진행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site structure나 UI의 차이점을 비교분석하면서 서로 다른 usage pattern/flow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의 성공 요소라고 명명하겠지. 하지만, 국내의 누군가가 MySpace를 그대로 벤치마킹해서 "토종" 서비스를 오픈했는데 그게 대박을 낸다면? 그 날 이후 내 논문은 휴지 조각이 된다. 물론 "몇 가지 시사점이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논문의 수명이 크게 단축되는 것은 사실이다.
문화연구의 경우. 그래서 단순비교보다는 역사, 사회구조,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각 사이트를 비교분석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이를 "고유의" 문화적 특성이나 민족성과 연결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Mixi의 성공 요인에 대해 conformity와 in-group feeling을 잘 뒷받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conformity와 in-group feeling이라는 "일본적 특성" 혹은 "일본인의 기질"을 잘 뒷받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것은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서구인들의 orientalism을 자극하면서 "일본인들은 reserved하고 cliquey하다"는 stereotype을 확대재생산한다. 이런 설명은 우리에게 새롭게 알려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기업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만약 정말로 이렇다면 해외 서비스들은 일본 시장에 진출하지도 말라는 소리인가? 아니면 localization은 일본인들만 할 수 있다는 소리인가? 물론 localization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해외 서비스 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비교연구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저런 식의 분석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게다가 서비스가 뜨고 난 이후에만 말할 수 있는 결과론적인 해석이다. 한국의 고도 압축 성장을 놓고 "한국인은 성미가 급해서"라고, 즉 "빨리빨리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또 이런 연구도 있다. 한국에서 mobile phone이 급속하게 퍼진 이유는 "한국인은 술을 좋아해서"라고. (술마실 약속을 수시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Cyworld, Mixi, 그리고 MySpace를 비교할 때도 이런 오류를 범하기 쉽다. 분명히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한편으로 각 서비스들이 그 나라의 youth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유사하다. Cyworld와 Mixi를 통해 20대들이 얻는 가치는 기본적으로 같다. 항상적 접속, 마음만 먹으면 동기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환할 수 있는 비동기적 커뮤니케이션 (한국과 일본의 youth 모두 문자 메시지를 선호하는 것을 떠올려 볼 것. 왜 그런지.), 친구들로부터 얻는 위안과 일상의 불안 관리, attention economy, 이런 것들이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잘 뜯어보면 심리적 메커니즘과 행동 패턴이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몇 가지 다른 context들과 문화적 특성들이 반영되고, 또한 동시에 서로 다르게 발전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역사와 기획자의 의도가 녹아들어가면서 Cyworld와 Mixi는 분명한 차이점들도 갖게 되었다. (MySpace와 비교하자면, 이 둘은 유사점이 더 많지만.) 차이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아마도 3월에?
왜 3월이냐 하면, 2월 28일이 JCMC 논문 제출 마감일이다. Cyworld와 Mixi 비교연구의 마지막 논문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본래는 2월 한달 동안 두문불출 하면서 논문에만 매진할 작정이었으나, 얼마나 많이 싸돌아다녔는지... 게다가 이번 주 내내 미팅은 왜 그렇게 많은지... 마감일까지 완성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0편이 넘는 논문들 중에서 20편 안에 드는 것에 성공했으나, 여기서 또 6편만 골라서 실어준다고 하니 떨어져도 할 말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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