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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

어젯밤, 노트북이 먹통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부팅조차 되지 않더라구요. 밤을 새서 무리한 탓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저께부터 30시간 가까이 잠을 자지 못한 상태로, 어딘가에 제출해야만 하는 글을 썼거든요.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크리스마스가 지난 직후? 정작 저는 잘 버티고 있는데 노트북이 뻗어버린 모양이에요.

여러 차례 재시도를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 노트북을 보면서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반드시 복구해야만 하는 몇몇 중요한 자료들이 있었거든요.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일분일초를 다투며 촉박하게 관리해야 하는 자료들이었습니다. 전혀 과장하지 않고, 파일 하나에 제 미래가 걸려있다고 할 수 있지요.

백업의 중요성이야 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요새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최근 자료들은 전혀 백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바로, "지금 막 완성한" 논문이었거든요. 길지는 않지만 영문 원고여서 다시 쓸 엄두는 나지 않았구요. 또한, 방금 썼으니 백업을 했을리가...

개인적인 사진이든, 다운받은 음악이든, 아니면 그동안 써왔던 원고이든, 다 없어져도 괜찮으니... "폴더 하나"만 복구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친구에게 연락을 하고, 눈물을 참으며 친구네 집에 도착한 시간이 밤 9시쯤. 그 때부터 노트북 살리기 작전에 돌입했구요. (하드도 윈도우즈도, 다 망가져버렸더군요.)

가능한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봤고, 몇 차례의 위기와 고비의 순간을 거쳐, 이젠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이었습니다. 친구가 그 자리에서 각종 기술을 마스터해가면서 여러 방면으로 애를 쓴 끝에... 꼭 복구되길 바랬던 바로 그 폴더를 살려내고야 말았답니다. 몇몇 파일은 손상되었지만, 그래도 불행 중 다행.

그리고 지금은 다음날 아침이에요. 물론 여전히 노트북은 먹통입니다. 이 글은 친구의 데스크탑으로 쓰고 있구요. 밤새 고생한 친구는 지금 옆에 뻗어있네요. 저는 덕분에 십년 감수! 업체에 맡겼더라면 과연 복구가 되었을까, 하는 의심을 해봅니다. 친구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애를 써준 것일테지요? 능력도 더 뛰어나고!

하지만 기쁨도 잠시, 복구한 자료들을 가지고 다시 작업을 해야하고, 밀린 일들도 해야하기 때문에 친구의 노트북을 일단 빌려갈 생각입니다. 밤새 지켜보니 제 노트북은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아서, 고쳐진다고 해도 신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친구의 조언도 그렇고, 새 노트북을 사야할 모양입니다.

아아, 긴 밤이었어요. 사실 중간에 거의 포기했을 즈음에, 제가 울어버리는 바람에... 갑자기 다들 열심히 복구 작업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네요. (농담.) 어쨌든 좋은 아침입니다! 저는 이제 서비스 센터에 노트북을 맡긴 후, 집으로 돌아가서... 한숨 자야할 것 같아요. 집에 들어가면 긴장이 풀려서 잠들어버릴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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