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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될 원고 중 Allblog 부분

학교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잠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 넘겨야 하는 한 논문에 약간의 분량을 할애하여 Allblog에 대하여 소개를 해 보았습니다. (길게 쓰고 싶지만 분량 제한이...) 제대로 소개를 했는지 궁금해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잠시 공개해봅니다.

그런데 글을 읽으시기 전에 맥락을 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은 1) 교양/전공 수업을 듣는 학생 (수업 교재로 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인터넷 관련 이슈에 관심이 많은 인문학 전공자들 3) 인터넷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이해해보고 싶은 사람들 입니다. 번호순으로 많이 읽을 것 같구요.

그래서 이 글은, Allblog에 대해서 일단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쓴 것이랍니다. 하지만 제가 서비스 매뉴얼을 쓰는 것이 아니라 소논문을 써야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에 대해서 쓴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이든 인터넷을 많이 쓰고 있을 것이고,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로 괴로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좋은 정보를 걸러내고(filtering) 싶은 마음도 똑같을 것이구요. 이러한 맥락에서 Allblog를 사용하는 블로거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개선해나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써 보았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평판 시스템(reputation system)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아시죠?! 그런데 이런 맥락과 의미는 둘째치고, 틀린 부분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좀 읽어봐주시겠어요?! 잘못된 부분이나 빠진 부분이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블로거들의 네트워크는 우선 정보 교류와 지식 공유의 측면에서 협력적 네트워크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 효과를 체험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질문하거나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 사람들이 나름의 생각을 남길 것이다. 글이 길어지는 경우 자신의 블로그에 칼럼처럼 긴 글을 쓴 뒤 트랙백(trackback) 정보를 보내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은 점차 적절한 해답에 근접하게 된다. 이것은 블로그의 특징인 개방성과 연결성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고, 토론 문화에 익숙하고 정보 공유의 의지가 강한 블로거들이 모여든 결과이기도 하다. 블로고스피어가 아닌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서로 처음 만난 익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토론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미 기존의 준거 집단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 -포럼, 카페, 메일링리스트 등- 에만 심도 깊은 토론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물론 블로고스피어에서 만난 익명의 블로거들이 새로운 준거 집단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이 마치 미니홈피에서의 일촌처럼 친밀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상대방이 제공하는 정보에 충분한 신뢰를 갖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좋은 글’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는 경험이다. 좋은 글은 곧 ‘좋은 블로거’로 이해되기 때문에 블로거들의 공동체 내에서 친구를 얻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 결과 블로고스피어가 성장하면서 공동체 나름의 자기조절 능력이 생겨나고 협동 필터링(collective filtering)이 가능하게 되었다. 토론과 대화와 같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거치는 것뿐만이 아니라 시스템을 이용한 적극적인 피드백(feedback)을 통해 유용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가려내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히 자신들이 만들어 낸 커뮤니티를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원하는 욕망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이처럼 높은 참여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지역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주민들의 모임 덕분에 마을 전체가 깔끔하게 유지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시스템이 발명되고 정착되어 온 과정이 블로고스피어가 성장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립 블로거들, 전문 블로거들, 혹은 적극적인 블로거들이 모여있는 메타사이트인 올블로그를 살펴볼 수 있다. 약 1만 명의 블로거들이 활동하고 있는 올블로그는 각각 떨어져있는 블로거들의 글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이다. 실질적으로 이 사이트는 가입자들에게는 자신을 알리는 공간이자 일종의 아지트와 같은 공간이다. 실제로 초창기에는 소수의 ‘유명 블로거’들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규모가 작을 때와 달리 가입자의 수가 증가할수록 소음이 많아지고 질적으로 훌륭한 글들을 발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수많은 글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글을 선별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블로거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올블로그 운영진은 여러 단계를 거쳐 현재의 시스템을 마련하게 되었다. 섬세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금도 계속 개선이 진행중이다.

먼저 가입자들은 자신의 글에 주제별 키워드를 붙여서 올블로그로 전송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글들은 다른 방문객들에게 읽혀지게 되는데, 매분 갱신되는 신규 게시물들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필터링된다. 첫째, 가입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글을 추천할 수 있다. 매우 성실하게 글을 썼거나 다른 이들에게 특히 알리고 싶은 글의 경우 ‘나의 추천 글’이라는 글자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별도의 섹션으로 분리되어 노출 빈도가 커지게 된다. 그러나 광고성 글은 올릴 수 없으며, 이 섹션에 자신의 글을 추천하고 나면 이후 48시간 동안은 '나의 추천 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한 명의 블로거가 계속 자신의 글을 노출시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둘째, 수집된 글들 중에서 6시간 이내에 조회수와 별점이 높은 글은 ‘실시간 인기글’에 등록된다. 별점 기능은 올블로그에 로그인한 모든 방문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총 6단계로 설정되어 있다. 가장 낮은 점수는 ‘패널티 적용’이며 그 이후로는 자신이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할 경우에 별 1개부터 별 5개까지 부여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자동적으로 통계화되어 총 10개의 글이 6시간마다 ‘실시간 인기글’로 바뀌어 게시된다. 물론 6시간 내의 인기글 목록도 조회수와 별점의 변화에 따라서 순위가 변동된다. 셋째, 24시간 동안 모인 통계가 합산되어 ‘어제의 추천 글’이 자동으로 분류된다. 역시 조회수와 별점을 기준으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글들을 뽑아내어 메인화면에 공지하는 것이다. ‘어제의 추천 글’은 ‘실시간 인기글’과 비교할 때, 별점의 가중치가 조회수의 가중치보다 더 높다. 이는 조회수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면 선정적인 글이 추천글로 올라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추천글들은 인기글과는 달리 ‘명예의 전당’에 들어서게 되는데 블로거들은 ‘명예의 전당’을 클릭하면 그동안 놓쳤던 과거의 추천글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올블로그를 찾는 블로거들은 이러한 평판 시스템(reputation system)을 통해 좋은 글을 만나게 되거나 스스로 글의 중요도를 평가한다. 자신이 별점을 부여한 글들은 별도로 관리되므로 이후에도 손쉽게 찾아 해당 블로그를 재방문할 수 있다. 간단한 시스템으로 간주될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장치를 마련하기까지는 많은 블로거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필요했다. 이렇게 탄생된 협력적 지식 네트워크는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줄 뿐 아니라 관심사가 같은 친구를 사귀는 것을 돕는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다루는 블로거, 특히 자신에게 유용한 내용을 전달해 주는 블로거를 찾기 쉽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난 블로거들은 ‘번개’를 하거나 별도의 포럼을 열기도 한다. 또는 함께 모여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메타사이트 올블로그 역시 블로그를 통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게 된 이후 ‘벤처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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